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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 전통 기담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『삼개주막 기담회』의 세 번째 이야기.
삼개주막에서 만난 괴짜 선비 박지원과 선노미가 이번엔 청나라 사행길에 올랐다. 의주에서 시작된 그들의 여정은 압록강을 건너 구련성, 통원보를 지나 연경으로 이어진다. 실제 박지원의 청나라 사행길을 기록한 ‘열하일기’를 모티브로 한 소설은 실제 여정에 픽션인 기담을 절묘하게 결합해 읽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.
압록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에 오른 사절단 일행은 뱃사공으로부터 첫 번째 기담을 듣는다. 선노미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‘청나라에 괜히 따라왔구나……’ 후회한다. 청나라 여행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이토록 오싹한 기담이라니, 뒤이어 이어질 선노미와 괴짜 선비의 발걸음이 몹시도 기대된다.
얼굴을 제멋대로 바꾸는 ‘화피’ 요괴부터, 눈이 아플 정도로 새빨간 핏빛 비단에 얽힌 저주까지. 조선땅을 넘어 청나라에서 펼쳐지는 더 새롭고 더 기이한 이야기들이 기다린다.

세득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.
“어딜 가려고 그래요?”
순심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.
“이쪽으로 오는 모양인데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.”
세득은 방문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건 뒤, 밥상을 손에 들고 벽에 바짝 몸을 붙였다. 안으로 들어오기라도 하면 남자 머리를 내리치려는 속셈이었다.
터벅터벅.
발소리가 문 앞까지 다가선 뒤 딱 멈췄다.
아버지, 저 왔어요. 어머니, 문 좀 열어주세요.
구복은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다. 아들들을 안고 있는 순심의 팔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.
안 들여보내주면 못 들어갈 줄 알고.
애걸하던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싸늘해졌다.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섬뜩한 목소리였다. 따뜻했던 온돌 바닥도 기분 나쁜 냉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았다.

선노미가 헉, 숨을 들이마신 것과 만춘이 이쪽을 돌아본 것은 거의 동시였다.
달빛에 드러난 만춘의 눈빛은 잘 벼린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. 시선이 이쪽으로 향했을 뿐인데도 칼에 베이는 기분이 들었다. 선노미는 확신했다. 저자는 맹인이 아니다!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맹인 행세를 하고 있다! 그리고 방금 제 비밀을 들킨 걸 알아차렸다!
선노미는 엉금엉금 뒤로 기어 연암에게 다가갔다. 만춘에게 발각된 이상,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었다. 그는 고의로 눈을 멀게 하려고 했다. 이제 거리낄 것도 없어진 마당에 무슨 짓이든 하려 들 것이다. 그 전에 이 집을, 이 마을을 떠나야 한다!
선노미가 흔들어 깨우자 연암은 가늘게 실눈을 떴다. 눈을 떴는데도 그는 제 몸을 흔들어대는 선노미를 보고 있지 않았다. 그저 천장에만 망연히 시선을 둘 뿐이었다. 선노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증거였다. 선노미는 있는 힘을 다해 연암을 일으켜 세웠다.
“나리, 지금 빨리 떠나야 해요!”
“난데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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